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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AI가 기술 인력 해고를 촉진하고 있을까?

by K-Books 2024.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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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업계의 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중 얼마가 실제 이익에 따른 결과일까? 생성형 AI 도구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일어난 해고는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할까?
 

ⓒ Getty Images Bank
2000년 '닷컴 붕괴' 사태의 주요 원인은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꿀 거라는 비이성적인 과대 망상이었다. 그전부터 수년간 기술 산업에 대한 글을 써왔기에, 닷컴 버블이 끝나며 수십만 개의 기술 일자리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오늘날 기업은 '모든 것을 바꿀' 생성형 AI에 열광하고 있다. 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기업은 이미 직원을 해고하고 있다. '스마트'에 대한 투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옳은 판단이지만 한편으로는 끔찍하게도 틀린 판단이다.

2000년대에는 인터넷이 경제의 모든 것을 바꿀 거라는 정통한 기술 비즈니스인들의 예측이 맞았다. 하지만 판단이 너무 성급했다. 사람들은 펫즈닷컴(Pets.com), 웹밴, 이토이즈(eToys) 같은 초기 이커머스 비즈니스에 빠르게 돈을 쏟아부었으나, 투자금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비즈니스로 생계를 유지하던 사람들의 일자리도 마찬가지였다.

위기에서 살아남아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과 달리 수십 개의 기업이 기억에서 사라졌다.

지난해에는 2000년 닷컴 붕괴 이후 기술 업계에서 최대 해고 사태가 발생했다. 레이오프.fyi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1월에만 10만 명 이상의 기술직 근로자가 해고됐다. 올해는 지금까지 감원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감원은 계속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기술 기업의 주식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주식 시장은 계속해서 최고치를 경신한다. 엔비디아만 봐도 알 수 있듯 기업은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현금 또한 다량 보유한 상태다.

하지만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세일즈포스 등 유수의 기술 기업은 계속해서 수많은 직원을 감원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해고가 있을 것이라고 큰소리로 선언하는 기업도 있다.

왜 그럴까?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계속되는 등 나름 합리적인 이유도 있지만, 대부분은 비합리적이고 단편적인 사고와 관련돼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주식 시장은 기업의 '비용 절제'에 대해 보상하고 있다. 이는 직원을 해고해 비용을 줄이는 '비용 절감'을 의미한다.

이런 일자리 감축 중 상당수는 AI가 직접적인 원인일 수 있다. 메타 같은 기업은 이를 숨기려 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최근 직원을 해고하고 비용을 통제해야만 "AI와 관련된 장기적이고 야심찬 비전에 투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꼭 그래야만 했을까? 아닐지도 모른다.

메타 외에도 많은 기업이 직원을 로봇을 대체할 계획에 대해 숨기지 않고 있다. IBM의 아빈드 크리슈나 CEO는 IBM이 AI로 전환하는 동안에는 고용을 멈출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달 IBM은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직무를 감축했다. AI 때문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정말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AI가 빠르게 도입되면서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작가를 챗봇으로 대체하는 경우다.

한편 일자리 감축에 더 신중한 기업도 있다. 예를 들어 UPS와 블랙록(Blackrock)은 감원 사실과 생성형 AI가 회사의 생산성을 높인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직원 감축와 과대 포장된 기술을 명확하게 연관 짓지는 않았다. 한편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은행은 2030년까지 AI가 3억 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 생성형 AI 도구는 아직 일자리를 대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CEO의 자리를 AI로 채우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비즈니스 발전보다 보너스를 늘리는 데 혈안인 사람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필자는 한동안 생성형 AI로 작업해 왔고 모든 주요 플랫폼을 사용해 봤지만, 아직까진 어떤 플랫폼도 사람의 업무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었다. 반쯤은 일을 대신할 수 있고, 일부는 생산적인 업무에 유용한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다. 허나 누군가의 일을 온전히 대신할 수 있을까? 그렇게는 생각되지 않는다.

2024년의 생성형 AI 도구도 언젠가는 1999년 인터넷이 도달한 자리에 오를 수 있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그 사이에는 가트너 하이프 사이클의 '환멸의 계곡'이 있다. 이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초기의 흥분이 사라지고, 꿈꿔왔던 것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기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런 거품을 자주 접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매번 그 함정에 빠지고 있다. 지금이 다른 점은 거의 모든 기업이 생성형 AI의 마법에 빠졌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계곡은 고통스러울 수 있다. 기업은 AI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업무 수행에 필요한 인력을 반쯤 완성된 AI 모델로 대체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다가올 충돌을 더 가속화할 것이다.

오해는 금물이다. 결국 일부 직업은 생성형 AI에 대체될 터다. 전 미국 재무부 장관이자 현 오픈AI 이사회 멤버인 래리 서머스의 말이 맞다. 그는 최근 "다음 세대를 내다본다면 이는 산업 혁명 이후 경제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여기서 올해도 아니고 내년도 아닌 '다음 세대'라고 말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긴 하지만, 한 세대가 걸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분명한 건 많은 상사들이 생각하는 만큼 빠르거나 성공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우선은 충돌을 견뎌내야 할 텐데, 그 충돌은 매우 피해가 클 수 있다.

2030년쯤 다시 이야기를 꺼낸다면, 그때쯤이면 대부분의 기업이 생성형 AI를 성공적으로 사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은? 기대하기 어렵다.

 

출처 : Steven J. Vaughan-Nichols  |  Computer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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