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노멀’에서 ‘올드 노멀’로 되돌아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외출할 때마다 마스크를 챙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던 기억도 이제는 희미하다. 하지만 코로나 19가 쏘아 올린 거시 경제적 위기는 여전했고, 2024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예측할 수 없는 미래는 기업의 가장 큰 불안 요소이지만,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가능성 있는 미래를 염두에 둔다면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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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IT 업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기술은 여전히 AI다. 인터넷에 버금가는 사회/경제적 혁신을 이끌게 될 기술로 주목받는 AI는 2024년 한층 고도화되면서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AI에 능통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지식 격차는 2024년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2024년 한해 계획에 참고하면 좋을 만한 AI 관련 2024년 전망을 정리한다.
2024년에도 변화의 중심은 AI
가트너는 오는 2026년까지 생성형 AI 모델이나 API를 사용하는 기업이 8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초에는 5% 미만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성장이다. 이에 따라 AI의 신뢰와 리스크, 보안 관리를 의미하는 AI TRiSM(Artificial Intelligence Trust, Risk, and Security Management)의 필요성도 분명해졌다. 사전 예방적 데이터 보호, AI 전용 보안, 데이터 및 모델 드리프트, 모델 모니터링, 입출력 리스트 제어 등과 같은 AI TRiSM 기능을 적용하는 기업은 오류 및 불법 정보를 최대 80%까지 줄임으로써 보다 정확하게 의사결정할 수 있다.
AI 성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AI 반도체 시장도 몸집이 커지고 있다. 딜로이트는 생성형 AI 전용 반도체칩 시장 규모가 2024년 400억 달러(약 51조 9,600억 원) 수준까지 이르렀다가 2027년에는 4,000억 달러(약 51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딜로이트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대부분이 올해를 기점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생성형 AI를 추가할 것이며, 생성형 AI를 도입한 SW 업체는 100억 달러(약 13조 원)의 추가 매출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무자의 업무 환경은 어떻게 바뀔까? 우선 중요도가 높지 않은 업무에서는 생성형 AI 사용이 고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퀄트릭스의 ‘2024년 직원 경험 트렌드’에 따르면, 많은 직원이 자료 작성(63%), 개인 비서 역할(59%), 내부 지원 부서에 연락(50%)과 같이 AI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업무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교육, 업무 성과 평가, 채용 및 승진 면접처럼 주관적인 의견이 개입되고 중요도가 높은 업무에 대해서는 선호도가 30%대에 그쳤다.
AI는 직원의 업무 방식뿐 아니라 일자리 지형도 바꾸고 있다. 생성형 AI가 창의적인 사고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모습을 입증하면서 2023년에는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한편에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Prompt Engineer)처럼 AI가 창출한 새로운 역할도 생겨났다. SAS는 “AI 기술이 고용 시장에 일시적인 혼란을 야기할 수 있지만, 앞으로 경제 성장을 견인할 직무를 창출할 것“이라며, 올해는 이런 신규 일자리가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접근 방식도 달라진다
AI 도입이 필수적인 흐름이라면 2024년에는 비용 효율적인 운영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올해부터는 AI에 대한 논의가 이론에서 실제 추론 및 운영 환경으로 전환되면서 투자에 대한 초점 역시 훈련 비용에서 추론/운영 비용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델 테크놀로지스에 따르면, 훈련 비용은 모델의 크기와 데이터 집합 사용에 따라 결정되지만 추론/운영 비용은 트랜잭션 수, 사용자 규모, 데이터 유형, 지속적인 유지보수에 좌우된다.
클라우데라는 비교적 적은 비용과 훈련 데이터로도 LLM 성능을 최적화하는 대표적인 3가지 방법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검색증강생성(Retrieve Augmented Generation, RAG), 파인 튜닝(Fine Tuning)에 주목했다. 또한 앞으로는 많은 기업이 더 나은 LLM을 만들기 위해 MLOps(Machine Learning Operation)와 데이터 페더레이션 기능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AI의 잠재력을 극대화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에퀴닉스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 ▲전략적인 데이터 수집 ▲적절한 모델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생성형 AI가 기업의 데이터를 유출하는 사고가 있었던 만큼 2024년에는 민감 데이터를 위험 요소로부터 효율적으로 보호하는 방법으로 프라이빗 AI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마케팅 캠페인도 AI로 효과적으로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도 AI가 핵심 키워드다. 인크로스는 경기 침체로 인해 2024년에는 광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와 기술이 계속해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는데, 특히 ‘AI 마케팅’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마케팅 업계에서는 현재 AI를 활용해 광고 소재를 제작하고 ML을 통해 캠페인 효율을 최적화하는 추세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인크로스는 광고 업계 전반에 AI/ML의 영향력이 확대할 것으로 바라봤다.
몰로코의 조사도 인크로스의 전망을 뒷받침한다. 몰로코가 전 세계 모바일 앱 마케터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퍼포먼스 기반 모바일 마케팅 솔루션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10가지 요소 중 ‘고급 ML 기술’이 37%로 1위를 차지했다.
광고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메조미디어는 일방향적인 기존의 광고 방식이 생성형 AI를 통해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광고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며, 이에 따라 2024년에는 많은 마케터가 프롬프트 작성,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이해, 유해 정보 필터링과 같은 생성형 AI 역량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회 혹은 위기…AI라는 양날의 검
모든 기술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는 법이다. 올해 기업의 보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로 AI가 꼽히는 것도 자연스럽다. 미국보안산업협회(Security Industry Association, SIA)는 2024년 기업 보안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AI를 선정했다. 구체적으로는 ‘AI 보안’을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선정했으며, AI가 탑재된 디지털카메라의 비디오 인텔리전스, 생성형 AI, AI 규제가 뒤를 이었다.
매해 연말 보안 위협 전망을 내놓는 보안 업체들도 일제히 AI의 어두운 이면을 지적했다. 이글루코퍼레이션과 SK쉴더스는 피싱 이메일 작성, 악성코드 생성 등 생성형 AI를 악용해 해커가 공격을 더 쉽고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2024년 생성형 AI를 악용한 사이버공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프루프포인트는 현재 맬웨어 개발자들이 AI를 활용해 더 많은 표적에 접근할 수 있는 첨단 프로그래밍 기법을 만들고 있음을 지적하며, 그 결과 2024년에는 샌드박스나 EDR(Endpoint Detection and Response)과 같은 도구를 피할 수 있는 맬웨어가 크게 확산하며 ‘맬웨어의 각축장’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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