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오픈한 뒤 한 병을 다 마시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혼자 마시거나 주량이 적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와인이 남게 된다. 그렇다면 오픈한 와인은 얼마나 오래 마셔도 괜찮은 걸까? 당연히 와인의 스타일과 품질, 타닌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그 기간은 달라진다. 최근 <와인 엔수지애스트(Wine Enthusiast)>에서는 의외로 많은 와인들이 일반적인 예상보다는 좀 더 오래 맛이 유지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와인의 유지 기간에 중요한 것은 품질이라고 말한다. 일단 마개를 열면 산소가 유입되고, 와인은 산화의 영향을 받는다. 뉴질랜드의 와인메이커이자 컨설턴트인 존 벨샴(John Belsham)은 “잘 만든 와인은 빨리 산화되지 않는다. 샤르도네, 리슬링, 세미용, 소비뇽 블랑 등 고품질 화이트 와인은 반 병 정도 남은 상태에서 3~4일 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경험상 아주 뛰어난 싱글 빈야드 와인을 냉장 상태로 최소 일주일 동안 잘 보관한 적이 있다. 일반적인 품질의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은 오픈 후 이틀 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고품질 와인이 3~4일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레드 와인에도 해당된다. 존 발샴은 보졸레 와인의 경우 3~4일간 보관할 수 있고, 남부 론이나 프리미티보 와인의 경우 5~6일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스파클링 와인은 남은 와인의 양과 함께 마개를 얼마나 잘 닫아서 압력을 유지하는가가 중요한 부분이다. 이탈리아 칸티네 페라리(Cantine Ferrari)의 공동 소유주인 마르첼로 루넬리(Marcello Lunelli)는 “딱 한 잔 정도만 마시고 많은 양이 남았다면 마개를 잘 닫아둔 상태에서 3~4일 동안 보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오픈할 때마다 와인이 공기와 접촉될 테니 여러 번 오픈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절반 정도 남아있는 상태라면 이틀 정도만 즐기는 것이 좋다.
셰리와 포트 와인처럼 주정강화 와인은 유지 기간이 다르다. 셰리와 포트 와인을 생산하는 산데만(Sandeman)의 조지 산데만(George Sandeman)은 셰리 중에서도 플로르가 있는 피노(Fino)와 만자니야(Manzanilla) 스타일은 냉장 보관하면서 일주일 이내에 소비하면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플로르가 약하고 산화 숙성을 위한 와인으로 분류되는 올롤로소(Oloroso)와 일정 기간 이후 산화 숙성을 하는 아몬티야도(Amontillado) 스타일은 오픈 후 최대 8주 동안 신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셰리는 당도에 관계없이 스타일에 따라 유지 기간이 적용된다.
포트 와인은 품질과 스타일에 따라 다르다. 시밍턴 패밀리 에스테이트(Symington Family Estates)의 폴 시밍턴(Paul Symington)은 “루비 포트와 레이트 보틀드 빈티지(Late Bottled Vintage, LBV)의 경우 오픈 후 최대 일주일 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이후에는 다른 와인들과 마찬가지로 산화 과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고품질 토니 포트는 오픈 후 2~3주 동안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수십 년 숙성한 빈티지 포트의 경우 오픈했을 때 오랜 시간 숙성된 와인의 매력을 맛볼 수 있지만 며칠이 지나면 그 매력이 사라질 테니 3~4일 내로 소비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와인을 차갑게 보관하고 진공 마개를 사용하면 조금 더 오래 보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출처 : 와인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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